알코올의존 회복자님의 단주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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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께서 허락하신 재발
2018년 10월경, 친구의 권유로 정신과에서 처음 알코올 중독 진단을 받은, 후 A.A에 나 오기까지 4년이 걸렸습니다. 22년 11월 6일 입원하였던 알코올 병동에서도 알지 못했던 A.A.를 우연히 알게 되어 모임에 나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운이 좋게 전 후원자 선생님을 처음 본 날이기도 한데, 전 후원자 선생님이 매일 나오란 말 한마디에 뭐 하는 곳인지도 모르고 나오기 시작한 모임에서 하루하루 단주가 됐습니다. 하지만 그저 단주만 됐을 뿐 저는 그대로였습니다. 많은 대체 중독에 빠졌고 결국 두 달이 채 되기도 전에 재발하였습니다.
이미 4년 전에 알코올 중독 진단도 받았고 알코올 병동에도 입원했었기 때문에 1단계는 되어 있다고 생각했고, 알코올 중독자 대청정이라고 당연히 말하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머리와 말로만 알코올 중독자라고 말하는 그것만으로는 저의 단주를 오래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모임과 타협을 하기 시작하자 3일 모임에 안 나가자 바로 재발을 하였습니다.
20일 정도를 마시고 다시 모임에 나왔습니다. 그러고 한 달 반 정도 있다가 재발하였고, 3일 정도 마셨을 때 아버지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감사하게도 술 마시지 않고 장례를 치렀지만, 일주일 정도 후부터 다시 마시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버지 병원비를 마저 결제하고 나오는 길에 병원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었는데, 어느샌가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장취를 하다 이번엔 알코올 전문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한 달 일원 후 아버지를 생각해서라도 이번엔 술을 끊을 거라고, 이번엔 항복이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퇴원 후 한 달 후 저는 또 술잔을 들었습니다. 아버지 장례식장에 온 친구들에게 답례하기 위해 만났었는데, 3번의 만남이 모두 술자리였습니다. 마지막에는 이태원 한복판 술자리에서 테킬라를 눈앞에 두고도 마시지 않았는데, 저는 이제 진짜 항복이 되어 제가 술잔을 들지 않고 있다고 교만했습니다. 하지만 그저 그때는 신이 제게 재발을 허락하지 않았을 뿐이었습니다.
마지막 답례를 하고 온 뒤 10여 일 후에 낮모임을 하고 집에 가는 길이였습니다. 낮모임을 두 개를 한 후에 피곤해 얼른 집에 가고 싶단 생각에, 밤모임 장소로 가지 않고 집으로 바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저 지하철에 내려 멍하니 걸었습니다. 그러다 제가 술 마실 때, 술을 사던 마트와 안주를 사던 가게 앞을 지나가던 중 갑자기 필름이 끊겼습니다. 지금에도 기억이 나는 건, 제가 안주로 먹을 고기를 사와, 고기를 굽고 상을 차리고 마시기 시작한 것입니다. 마치 귀신에 홀린 사람처럼 아무런 의지나 생각 없이 제가 술 마실 때 와 똑같이 행동한 것이었습니다.
일주일을 마셨는데 술에 취해 잠들고 깨서 다시 술을 마실 때까지, 일주일 동안 무엇을 먹었는지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운이 좋게 어머니가 회사의 연락을 받고 올라오셨고, 어머니를 본 순간 신의 도움으로 어머니께 남은 술을 버려달라고 하고 막잔을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막잔을 내려놓고 시작된 금단으로 밤을 새우며 생각했습니다. 대체 내가 무엇을 한 것인지.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는 그 일주일 동안 무엇을 했는지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기억나는 건 첫 잔을 들 때 내 의지나 생각이 없이, 정말 귀신 홀린 듯이 술을 사와 마셨다는 것만 기억이 났습니다.
그제야 저는 이 병이 어떤 병인지 조금이나마 알 거 같았습니다. 내가 마시지 않고 싶다고 마시지 않을 수 있는 병이 아니었습니다(거꾸로 지금은 내가 마시고 싶다고 마실 수 있는 병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4번째 재발이었습니다. 그 4번을 마실 동안, 저는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며 모임을 다녔습니다.
모임과 계속 타협하였고, 애프터를 하지 않으려 했고, 멤버들과 전화하지 않았고, 모임에선 핸드폰만 하였습니다. 당연히 프로그램도 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저는 퇴원할 때에는 항복하고 나왔을지도 모르지만, 퇴원 후에는 항복하지 않았습니다. 교만하였기 때문에 술자리가 될 것을 알면서도 친구들에게 답례한다고 약속을 잡고, 그것이 장례식장에 온 친구들에 대한 예의라고 합리화하면서 계속해서 술 마실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제가 미친 정신으로 술잔을 드는 것을 본 후에야 단순한 시인이 아닌, 알코올에 항복이 된 거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매일 첫 잔을 들지 않게 해달라고, 일어나면 기도를 드리고, 잠들기 전 첫 잔 들지 않아 감사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제가 막잔을 놓고 나온 후 호주에 계신 한 선생님이 술 마실 때 고통을 생각해 보라고 했을 때, 저는 생각나는 게 없었습니다. 그러다 다른 선생님과 통화 후 출근길에 문득, 제가 술 마시지 않고 있는 이 평범한 출근길이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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